안타까운 상황에 대한 애도와는 별개로,이 세상에서는 순백의 피해자만이 모두의 애도와 분노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그리고 나는 그게 우리가 사는 세상의 가장 큰 부조리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가 슬픔을 표출하는 방식이 다를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지만 그것이 무조건 어떤 인간애의 상징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그게 인간애라면 이렇게 편향적으로. 광범위하게 나타나진 않을 것이다. 이렇게 모두가 슬퍼하는 때야말로. 우리가 정작 얼마나 많은 일들에 슬퍼하지 않았나가 드러나는 법이다.
잡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