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심리학을 보고 있자니 참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루는 내용이라는 것이 어떤 자극을 주면 맥박이 올라가고 뇌 혈관이 팽창하고, 사실 사람의 인지구조는 이런 것이고.(게다가도 다 추측) 사실 사람의 인지에는 필터가 있고...등등. 하고 있자니 한학기에 사백만원씩 대출받아 꽂아넣고 참 별걸 다 배우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리 전공같이 특히나 변화가 심하고 얕은 전공의 경우 학문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학과 수업 외의 다른 노력들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
물론 학부생의 입장에서 배우는 이 시시한 데이터들이 모여서 큰 결과를 내고, 그것들을 알아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실험 설계와 공부가 필요한지 안다. 그렇기에 모든 연구자들을 존경한다. 그러나 석박사를 목적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는 학부생 입장에서는 이런 수업들이 다소 아쉽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시시하다고 해서 이 공부들에서 내가 받는 평가가 그릇되거나 필요없다고 여겨서는 곤란할 것이다. 아마 가장 꼴사나운 모습들은 "이런 시시한 공부 따위 할 필요 없어"라거나 "할려면 얼마든지 해"라는 자뻑에 취해 있는 것이 아닐까? 시시한 공부일지라도 막상 하려 한다면 태산만큼 광대하고 우리가 사실 거창하다고 생각하는 학문들과 배움들은 그런 시시함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나는 전공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그사람이 똑똑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장학금 받는 멍청이. 학고받는 똑똑이가 공존하는 세상이다.그러나 자신이 생각하는 똑똑함이나 좋은 지식에 취해 다른 이들이 몰두하는, 혹은 흥미를 갖는 지식이나 그런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한 순간들을 시시한것으로 치부하는 짓은 참으로 치졸하고 질 떨어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잡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