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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네비게이터즈
leedong
2012. 4. 30. 10:47
Land & Freedom으로 나에게 익숙한 켄 로치의 작품. 랜드앤프리덤은 사실 독창적이라기보다는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를 그대로 영상화 시킨 느낌 이었는데, 이 작품은 정작 코메디인줄 알고 가볍게 봤다가 무척 기분이 우울해졌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영국철도청이 민영화 되면서 철도노동자들에게 어떤식으로 고용불안과 삶의 질 저하를 겪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 그러나 감독은 이 과정에서 어떤 거창한 정신을 이야기한다던가(신자유주의 반대!) 고결한 행동들을 보여주기 보다. 보는 과정에서 고개를 돌리고 싶을 정도로 솔직하고 적나라한 이야기들을 세세하게 펼칠 뿐이다.
민영화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철도노동자들은 결국 계속 일을 하기 위해서 용역회사에 등록해 비정규직으로서 살아간다. 결국엔 그들의 주 업무인 선로 수리 과정에서 안전수칙들을 지켜야 함 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일일히 지키다가는 용역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일이 끊길까봐 위험에 노출 된 채 일하는 모습들이 극적인 BGM이나 샷 하나 없이 너무나도 덤덤하게 그려진다. 아마 막판에 철도노동자들끼리 싸우는 장면은 "지금 이 세계에서 사람은 어떻게 짐승이 되는가"에 대해서 가장 잘 묘사한게 아닐까. 고용불안이 어떻게 삻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인간적인 관계마저 무너뜨리는지 너무나 설득력있게,일상적인 모습들로 이야기하는 수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