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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다] 책임감 있는 어른의 행복론 - 행복의 정복 생일선물로 받은 버틀런드 러셀의 을 읽고 있다. 책의 내용은 버틀런드 러셀이 생각하는 "행복해지는 법" 강연이라 할 만한 책이다. 근데 행복해지는 법이라니. 나에게 선물을 준 친구의 성향과는 전혀 다른 듯한(!) 자기계발스러운 책에 처음에는 의심을 가졌다. 행복이란 말 만큼 모두가 원하지만 미심쩍은 말도 없을 것이다. 요근래 이 단어가 수상한 냄새를 풍기게 된 건 그게 세상과 단절된 폐쇄적인 의미에서 쓰여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위 멘토라고 불리는 부르주아 승려,교수 등이 조건과 사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을 마치 모두가 지금 이 순간 가능한 것인 마냥 무책임하게 지껄이는 탓도 크다고 생각한다. 러셀이란 양반도 말년에는 정신이 나가 와 같은 미친 책을 쓴 것인가? 하지만 제목.. 더보기
[읽고 쓰다] 미국의 송어낚시 (2/16) 리처드 브라우티건 . 작년부터 자꾸 타임라인에서 추천들이 보여 호기심에 읽어봤지만 메마른 내가 이해하기에는 어렵고 먼 책이다. 평론에 따르면 아메리칸 드림과 서구문명을 통렬히 비판하는 소설이라는데 나는 그러한 해석이 없었다면 이 책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좋았던 문장이 있어서 나누고 싶은 마음에 옮겨보았다. 아래의 문장을 읽었을 때 내가 받았던 느낌은 예전 불경을 한창 열심히 수지독송 할 때. 금강경에서 "가진 것 하나 없는 자라도 이 경의 한 구절이라도 열심히 믿고 외우고 남에게 전한다면 삼천대천세계를 칠보로 가득 채운 공덕보다 더 무량한 공덕을 쌓는 것"이라는 말을 읽었을때 느꼈던 안도감이나 애잔함 같은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죽음에는 근사한 비석도 없었다. .. 더보기
[읽고 쓰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2/6) 김영하 단편집 에 수록된 단편 [바람이 분다] 중. "우리, 떠나요,길고 따뜻한 정사가 끝난 후에 그녀가 또박또박 힘을 실어 말했다. 컴퓨터에 연결된 스피커에선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첼로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콤팩트 디스크의 발명이 이런 일을 가능하게 했다. 나는 이런 CD가 좋다. LP의 추억 따위를 읊조리는 인간들을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LP의 음은 따뜻했다고, 바늘이 먼지를 긁을 때마다 내는 잡음이 정겨웠다고 말하는 인간들 말이다. 그런 이들은 잡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잡음에 묻어 있을 자신의 추억을 사랑하는 것이고, 추억을 사랑하는 자들은 추억이 없는 자들에 대해 폭력적이다. 한때 내가 사랑했던 산울림과 들국화의 앨범들을 부숴버리면서 아버지는 말했다. 그건 음악이 아니라 소음이다. 천박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