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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보이지 않는 도시들 -1-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는 수많은 건물들이 존재한다. 하늘을 찌를듯한 마천루들과 다양한 형태의 건물들을 보고 있자면,도시를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모습은 이런 건물들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실제로도 외국에 소개되는 서울의 모습들이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서울에 대한 이미지란 수많은 건물들의 모습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저녁 무렵 퇴근 시간에 그 도시 사이사이를 가로지르는 사람들을 보다 보면 이들이 이루는 동선과,이들이 가지고 있는 서울에 대한 이미지들이 어쩌면 이 도시의 본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지도를 보면서 나오는 서울의 모습은 마치 찢다만 쥐포같은 미묘한 경계를 가진 덩어리이지만 실제로는 경계선이 불확실한 생물과도 같은 곳이며, 노선도로 구성된 서울은 수많은 실로써 구성된 알수.. 더보기
[2009] 공무도하 김훈의 전작들과는 다르게 본인의 기자생활 경력이 흠뻑 녹아있는,주인공인 사회부 기자의 눈으로 본 지금 이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책 한권 내내 가득 들어차있기에 문체는 건조하지만 묘사는 소름끼칠정도로 세세하다. 기승전결이 여타소설처럼 뚜렷하진 않고 소설처럼 쓰여진 신문을 한편 읽은 기분이다. 즉, 기사문과 문학의 사이에 공무도하의 문장이 있다. 김훈소설을 읽는 재미란 바로 이 잘 만들어진 문장을 읽어가는 재미도 한몫할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그는 이번에도 비루함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가장 최근작인 남한산성에서는 "치욕도 참을줄 알아야 어른"이라고 하였고 그를 대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칼의 노래에서는 대의명분에 하등 위안받지 못하는 전장속의 한 인간과 그를 둘러싼 비루하고 치사한 현실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았나.. 더보기
[2009] 시뮬라시옹 1.허세남 허세녀 한동안 인터넷에서의 화제가 ‘허세’였던 적이 있다. 유명인에서는 최민수,장근석에서부터 일반인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허세 사진까지 한동안 큰 화제였던 적이 있는데, 장근석의 화제의 발언 “뉴욕 해럴드 트리뷴!”과 한동안 패러디가 쏟아졌던 어떤 싸이월드 사용자의 “눈물흘릴때 찍는 사진”의 공통점은 담백하게 받아들이기엔 과도한 자기표현에 기반한다. 그렇지만 그 자신의 실제 모습과는 상관없이 그들의 모습은 그들이 만든 ‘이미지’로써 대변되게 되었는데, 장근석은 허세를 부리는 20대 초반의 남자로,최민식은 철없이 큰소리만 쳐대는 마초 아저씨로,몇몇 이용자들은 과시에 환장한 허세인들로 모두에 머릿속에 각인되게 된 식이다. 근데, 사실 그들을 직접 만나서 친해져보지 않는 이상 그들이 어떠한 실재를 지.. 더보기